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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주산지 (35장 스크롤)




가을 주산지를 보려고 갔는데...  비가 온다.
가물던 터라 반가워야 할 비지만 빗방울에 이는 잔물결로 수면반영을 볼 수 없기때문에 주산지에 내리는 비는 꼭 그렇게 반가운 건 아니다.






전주 - 함양 - 대구 - 영천 - 청송...  먼 거리를 밤새 달려가 주산지 주차장에서 선잠을 자는 동안,
굳은 날씨임에도 속속 도착하는 대형버스들이 사람들을 쏟아내고 제각각 불빛들을 가진 그들은 SF영화처럼 줄지어 칠흙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ISO3200과 겨우 버틸만한 셔터속도, 보이지 않으니 촛점은 적당히 운에 맡기고 셔터를 눌러 대면... 아래와 같은 사진이 나온다.








흐린 중에도 날이 새는 듯하자 누군가는 발빠르게 전망대 아래로 내려가 있다.
아직 뷰파인더 건너로는 촛점을 맞출 수 없을 정도인데, 첫 빛을 잡아낼 요량인갑다.







적당히 셔터를 눌러 대고 나중에 추려본 몇장..









욕심, 또는 열정이 넘치는 저 사람은 뒤에서 빗발치듯 쏘아대는 욕을 많이 먹어서 배부르겠다.
긴 어둠과 싸늘함을 견디며 조준해 놓은 앵글에 '쓸데없는 인간(^^)'이 꼽사리 끼는 것이 기분 좋진 않겠지.
다행이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당혹스러움에 상기된 그의 얼굴은 렌즈로 보고 있던 내게만 들켰을 것 같다.






날이 밝아진다. 새벽에 짐작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심한 가뭄, 물이 많을 때에는 왕버들 밑둥이 다 잠긴다.

* 주산지 여름 사진 보기













































비가 내리는 건 수면반영을 포기하는 것만을 뜻하진 않는다.
생쥐꼴이 되어 얼굴을 틈틈이 훔쳐내는 것과 미친년 같은 머리칼을 쓸어 올리는 것과 카메라를 외투 품에 넣었다 꺼냈다를 반복하는 것과 시려운 손을 견디는 것과 그리고,
렌즈를 수시로 닦거나 아니면 아래처럼 뿌연 빗방울을 인정하거나 해야 하는 것.












저수지 입구에서 바라보는 주산지는 이렇듯 그저 보통의 못과 별반 다를 게 없는데..







청송까지 간 김에 모든 야산의 양지를 점령한 사과를 못본 체 할 수 없다.
손에 들고 칼을 댈 때와는 아주 다른 느낌, 꽃으로 치면 '조화' 같다.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영천 입구의 사당과 느티나무할아버지,
장수-함양(익산-포항)간 고속국도 진안휴게소에서 본 해질 무렵의 마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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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3 00:02 2008/11/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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