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달, 무슨 달, 쟁반 같이 둥근 달
어디어디 떴나, 남산 위에 떴지...
하늘에, 바다에, 호수에, 술잔에... 마음에... 경포대의 '달'들..
달도 눈부실 때가 있었다.
그냥..
달이라 하자.
눈부시지만.. 그래서 마주 볼 수 없는 해.. 말고,
그 해 눈부실수록 더욱 보이지 않는
달이라 하자.
손에 담아줄 순 없어도 함께 보며 희롱할 수 있는,
때때로 엷은 구름에도 가리워져 사라져버린 듯해도
구름이 바람에 밀려 끝없이 가고 올 때도 떡 하니 버티고 있는,
때론 반듯하게 둥그런 그 빛 푸르게 냉랭하여도,
때로는 해를 등진 채 본의 없이 찌그러져 보여도,
해 보다 더 눈부신 듯 따스한 주황빛으로 가득 차오르는, 그런
달이라 하자.
의식할 새 없이 피곤에 젖어 일상의 눈꼽만한 귀퉁이도 내어줄 수 없는,
그러나 와중에 이는 상념으로 밤하늘 우러를 때면 보란 듯이 거기 있는...
달이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