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변죽, 잡식, 잡탕, 짬뽕....
엊그제까지는 틸란드시아의 멋진 곡선에 반하여 오늘 들일까 내일 들일까.. 하더니, 이젠 쳐다보지도 않던 다육식물들에게 눈길이 꽂히는, 그 이전엔 하루가 다르게 잎이 쭉쭉 차오르는 관엽들에게 열성을 보였고, 또 그 전에는 손톱 보다 작은 들꽃들 찾아 여가를 몽땅 바치던 것에 비추어 본 내 [취향]을 딱 꼬집어 알려주는 말들이다.
하여간 분명한 건 지금 '다육이'들의 분 발린 고운 회색들의 변주를 만끽하고 있다(싶다)는 것.
무지개를 흰 분에 담가 굴려서 한줌씩 뜯어 적당히 던져두면 그리 될까.. 모든 색은 흰색으로 만나고 또 모든 색은 검정에서 합해지니 흰색과 검정 사이 한가운데 절정의 색을 빼고는 결국 조금씩은 다 회색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 다육이들이 내는 은근한 천연색들은 셀 수 없이 다양한 감정의 회색들인 거다. 미묘하게 갈라지는 색상의 차이를 굳이 서로 대보며 눈이 무척이나 즐거워 한다.
'그래, 다육이와도 한번 살아보지 뭐...'
기초 삼아 들여온 저들 중 월미인은 대 하나 밀어 올린다. 꽃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