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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락서니



쏘맥
매실주 반 컵, 그러니까 소주잔으로 두어 잔 쯤 되겠다.


황폐
허영
가면
쳇바퀴
지리멸렬
낯설음
정신분열
감정이입
소리내어 말할 수 없는 대화
입은 없고 귀와 눈만 있는
8월에 사온 유리그릇이 설거지 건조대에 아직 그대로 있는
정리가 되지 않아 미발행된 포스트들

진중권의 책 서너 권을 읽던 어느 해에
책을 덮고 문득 떠올린 생각, 같은 386인데 누구는 책을 '쓰고' 누구는 목을 꺾어가며 그걸 '읽는'구나...
그건... 말하자면, 질투와 자책으로 뭉쳐진 탄식이었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지금
여전히 그 탄식의 이유는 내게 유효하다.

가게에서 소주 한 병에 맥주 세 병, 그러니까 '쏘맥'과 자리차지가 미안하지 않을 만큼의 안주를 시켜 놓고
'고급'스럽게 펜과 메모지를 꺼내어 '고상'하게 무엇인가를 끄적이던 적도 있다.
생각이 좀 있었던 거다.
한밤중에 나댕기는 것이 귀찮아진 요즘은
매실주 반 컵(...소주잔으로 두어 잔 쯤 되겠다)을 홀짝거리곤 한다.




도무지 나는 제 살림 하나 추스리지 못하고 아무 생각없이 날들을 흘려 보낸다.
인월에서의 그 시간 많던 하루가 도대체 이곳에서는 다 어디로 새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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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16:57 2009/10/2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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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16:57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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