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1월을 다 보내고 2월이 되어서야 일이 손에 잡혔다. 미뤄왔던 작은 놈들의 분갈이를 드디어 끝낸 것.
드디어 실내 대청소가 시작된 거다. 하루에 딱 한 가지씩만 해야지... 다늦은 겨울방학, 2월이 바쁘게 생겼다.
마삭줄은 이겨먹을 오기를 부리게 만든 놈. 작은 포트 세 개를 가져와 겨우 남긴, 그나마 웬만한 잎은 다 떨구고 줄기끝 몇개씩만 달아 둔 앙상한 놈. 수반에 담은지 넉 달만에 꼴이 조금 나아졌다.
로즈제라늄은 시든 잎도 아까울 만큼의 향을 지녔다.
베란다에서 좀 떨더니 붉으락 푸르락.
뮬렌베키아(트리안)는 요놈이 마지막 도전이다. 남들 다 키우는 이것 하나 제대로 못키워 줄기만 앙상하니 철사거미줄 만들기를 수차례.
키 큰 갓세피아나 화분 앞이 허전해서 가려볼 요량으로 크고 넓적한 수반에 네 가지를 반수경 시킨다. 화분을 수반에 폭 담갔으니 반수경. 아이비가 문제다. 뿌리를 씻어 물에 담그면 잘 사는 아이비가 흙에서는 건조해야 잘 산다. 흙화분 아랫도리를 수반에 담근 채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