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해진 대낮, 5층 창밖을 보니...
무슨 '스콜'도 아닌 것이 저녁때만 되면 비가 내리네.
그렇다고 이 여름 열기가 식을 만큼은 아니고, 습도 올리기 딱 좋을 만큼씩만.
위엔 먹구름, 아래엔 구 체육고 건물이 살짝 음산하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이런 날엔 잡념 없이 집중할 수 있는 분갈이가 만만한 소일거리다.
마트에서 제일 큰 와인잔을 골라 와서 사무실의 작은 분 두 개를 옮긴다, 별아이비를 닮은 놈 하나와 파초일엽.
요놈들, 이 와인잔을 벗어날 날이 곧 오겠지만, 당분간은 좀 봐줄만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