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트의 포켓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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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 시간이 멎다.



까마득한 옛날 어느 한 켠의 팽개쳐진 일상인 것도 같고
비몽사몽간 기억해내려 애쓰는 조금 전 꿈 속인 듯도 하다.
꿈 속에서 데자뷰를 느끼고선 놀라 깨어남 마저 데자뷰 같은
소름이 돋고 소스라치게 할 만큼 강하지만 아득히 멀어 잡히지 않는 아련함.

쳇바퀴처럼 돌면서도 단 한 번도 같은 날 없는 하루들을 바삐 보내면서
가끔씩 곧 멎을 듯이 느린 시간을 느낄 때면
멍하니 아무데나 떨구는 시선에는 풍경 대신 바로 가늠되지 않는 먼 언젠가의 기억이
방금 뽑은 사진 보다 분명하게 잡히곤 한다.

스물넷 군 입대 전까지 9년 정도 살았던 이리 갈산동 집
부러움에 더욱 찬란해 보였던 옆집 이층집 담벼락의 넝쿨장미 흰꽃이
이제 다시 보니 회색의 골목빛을 이기는 것 같지는 않다.
10년이 조금 못될 만큼 아주 길지는 않은 기간이지만 나의 대부분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다시 보니 순흰색장미가 아니네,,,

머릿속에서 세월에 대한 셈이 한참을 거슬러 올라 다다르는 어느 지점, 저절로 낯이 붉어지는 곳이 있다.
그때는 그게 최고이고 최선이라 여겼으련만 수 년, 또는 수십 년을 멀어져 온 지금은 부끄러워 돌이켜보기 조차 민망한 것들.
그 유치하고 촌스런 것들.
감안하여 오늘에 매번 신경을 더 쓰지만 그런다고 또다시 수 년 후 민망하지 않은 오늘이 될 수 있을까...


집착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발에서 뗀 적 없었던 신발 하나를 버리려 한다.
누구에게나 익숙함은 편한 것일 수 있지만 유난히 익숙한 것을 즐기는, 그렇다고 새것을 마다 하지도 않는 독특한
양극의 습성이 잡다함으로 굳어짐을 알아챘다.
그 어렵다는 '버리기'를 해야 할 때가 된 거다.

2003년 쯤에 산 듯,,, 약 7년 여를 함께 살았다.

보이는 곳의 보이는 것 하나 마다 하나씩 묶어진 기억들 사연들. 아련하게 먼 얘기지만 모습은 오히려 또렷한 그림들.
하나 떼어 지울 때마다 족히 하루는 멎는 것 같은 시간.
볶은 김치 젓가락으로 찍어 가르며 매실주 한 모금 들이키면
독한 사투리 같은 TV소리를 깔고 그 위로 괜한 독백이 필름처럼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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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7 01:27 2011/03/27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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