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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너무나 멀쩡한 날씨에 취하다



후텁지근하지 않은 바람.

그간의 긴 비 탓에 상쾌함을 그리는 욕구가 겸손해져
그냥 그 정도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 바람이 줄곧 스친다.

아직 뜨겁지 않은 햇살이 살짝 눈부시게 내려 앉고,
메타세콰이어 잔가지 잎들이 살랑거리고,
아슬아슬하게 막간의 때를 잡은 매미들의 줄기찬 소란이 전혀 시끄럽지 않다.

얼마만이냐,,, 이 산뜻한 바깥!

아무일 없었던 듯 너무나 멀쩡하게 쾌청한 날에는
좀 전까지 티끌 같던 아주 쬐그만 앙금이 서럽게 증폭되고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어 더욱 짙어지는데,

그래서 눈이 시린 하늘, 구름 한 점에도 울컥해지나 보다.

질투일까...

바람은, 나뭇잎들은, 햇살도, 매미도, 애들도,, 그것들이 이리 멀쩡한 것에
그것들만 이리 멀쩡한 것에.

펴 놓은 이면지 귀퉁이가 살랑거리며 들썩이면
목줄기 언저리에 바람이 와 닿고
들고 나온 커피 컵의 드러난 바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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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3 11:41 2011/08/0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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