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트의 포켓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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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나 하나 더 : 술



뭐 하세요, 저녁은 드셨어요? ,,,라고?

넌 모른다, 그날 그밤, 아니
그날 초저녁부터 내가 뭘 했는지,
아니, 내가 뭘 못했는지, 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는지
넌 모른다.

궁금해요... 라고?

네가 올까봐 안먹던 과일을 사고,
단 한 번도 내돈 주고 사본 일 없던 아이스크림을 사고,
판매대에서 우유를 꺼내 들다가 그 옆에 놓인 '바나나맛 우유'를 발견하고는 그걸 들었다 놨다 하는,
오미자와 매실차에 혹시나 지쳐 있을 네 입을 달래보려고
키위파르페를 만들기 위해 토닉을 살까 사이다를 살까 망설이던,
그럼에도 네가 올 것인지 말 것인지 조차 묻지 못했던
그날 초저녁, 그날 밤의 나를 네가 궁금해했다고?

그냥 누워있어요...라 했지,

누워있다가는 잠들곤 했지 넌, 언제나...
나야, 아파트 벤치에 내려가 앉아 호우 전 잠시 시원한 바람 맞으며
앞 뒤에 솟은 아파트 사이로 슬쩍슬쩍 보이는 달빛 맞으며
방금 전 아파트 수퍼에서 산 캔커피에, 개운했던 쏘맥을 떠올리다가는
결국 윗층에 올라와 진짜 쏘맥을 두어 잔 들이키고서는
아무런 미동도 없는 긴 시간을 버텨낸다.

겨우 60초에 불과한 단 1분이라 해도 그것이 기다림일때에는, 게다가 오지 않을 것을 아는 기다림일때는
끝이 그려지지 않는,
영원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영원이 이런 것일 듯 싶은
간절한 막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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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6 20:23 2011/08/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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