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트의 포켓카메라     

글 카테고리 Category 최근에 올린 글 RecentPost 최근에 달린 댓글 RecentCommant

베란다에 쭈그리고 앉아서




쭈그리고 앉아 있던 두세 시간에 무릎관절이 삐그덕거린다.
나이가 반백이면 그럴 수 있지,  다 그런 거지




아파트 베란다에서 순 따기, 가지치기를 하면 가끔 '수확' 같은 만족감이 들 때가 있다.

1로즈제라늄 다듬을 때가 특히 그렇다.
따내고 잘라낸 잎들 모두가 천연향료인
셈이니 모아 담은 바구니를 보면 부자 된 마음.
주워(?) 온 어린 나무들을 분에 옮겨 심은 뒤 주욱 늘어놓고 내려다 보는 마음도 그것이다.

대신에, 그러는 동안 무릎이 고생했다.







두 해를 교무실 그릇(화분이 아닌,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 든)에서 사느라 철도 모르고
까칠하게 자라던 것들을 집에 가져와 화분에 옮겨 심은 이놈들,






학교 단풍나무 그늘쪽 전지된 회향목 화단 울타리에 뙤똥하게 삐져 나와
혼자만 붉어진 새끼 단풍을 몇 개 뽑아다가 옮겨 심었다.
뽑으면서 끊어진 잔뿌리 굵은뿌리가 제대로 기를 펼까 걱정되지만
알고 있는 요령은 죄다 들여서 심었으니  제발 내년 봄에 새순 올려주기를 고대한다.










집 한 채 번듯하게 지어 살기엔 욕심과 엄두가 모두 없던 때에
비교적 저렴하게 번듯함을 흉내낼 수 있는 것은 아파트였다.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때엔가 화장실 하나인 집의 불편함이
가장 피해야 할 요소로 새겨졌고 그래서 처음 구한 아파트는
25평임에도 불구하고 안방에 화장실이 하나 더 있었다.
부엌이 편해야 된다는 생각도 반영된 듯 그 집에는
아일랜드 겸 식탁이 곁붙은 자형 싱크대가 있었고
밝은 햇살 역시 욕심에 있어서 방들이 남쪽에 3-베이로 배치된 곳이었다.
그렇게 집에 대한 욕구가 다 반영된 것 같던 그 집도 결국
좁다는 느낌까지 지워버린 건 아니어서 좀 더 큰 다른 아파트로 이사해 와
이렇게 베란다에서 화분들을 만지고 있자니 짙어지는 생각 하나,
그때 처음부터 마당 있는 집을 구했더라면 15여 년이 지난 지금
그 마당은 어떤 모습이 돼 있을까...
이 밤에 마시는 꽃차 한 잔을 마당 어디쯤에 둔 바짝 마른 나무의자에
대충 걸터 앉아 이러쿵저러쿵 늦가을 밤바람이 어땠노라고 혼자 읊조리면서
찻잔에 두 손 비비며 홀짝거리고 있을 지도...



사는 게 다 그렇겠지만,
30대 때는 왜 '마당 있는 집', '내가 만들어 가는 집'을 갖는 게
얼토당토 않는 남의 먼 얘기 같았을까








사방 창이 한꺼번에 운다.
멀리 아래 차 지나는 바퀴소리가 질척한 걸 보니
이게 비바람은 비바람인데,, 바람이 훨씬 더 센지
창이 윙윙거린다.



일요일 늦은 밤 하나 둘 불이 꺼지는 쇼윈도우 같은,,,

같은 아파트 앞동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더니
길건너 한라비발디는 '길 건너'가 아니라 '딴 동네' 같다.







  1. 로즈제라늄[rose geranium](두산백과) 쥐손이풀목 쥐손이풀과의 여러해살이풀. 이집트가 원산지인 허브이다. 제라늄 품종 중의 하나이다. 잎과 줄기에서 장미 향기가 나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속명인 Pelargonium은 황새라는 뜻의 라틴어 'pelargos'를 뜻하는데, 이것은 씨앗이 황새의 부리를 닮은 데서 연유한다. 높이 30∼60cm까지 자란다. 줄기는 곧게 뻗으며 가지를 치지 않고 털로 덮여 있다. 잎은 깃꼴겹잎(우상복엽)인데, 깊게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또다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4∼6월에 분홍색 또는 장밋빛의 꽃이 피며 향기는 나지 않는다. 꽃잎은 솜털로 덮여 있고 맥이 보인다. 열매는 새의 부리처럼 생긴 꼬투리 모양이며 그 속에 5개의 방에 있어 각각 씨앗이 들어 있다. 특유의 향으로 해충을 막아주기 때문에 여름에 모기 퇴치용으로 유용하다.향유에 들어 있는 게라니올, 시트로넬롤 등은 장미유의 주성분이며, 어린 잎에 많기 때문에 꽃 피기 직전에 가지 끝에서 잎을 떼어낸다. 향유는 화장수이나 크린싱크림과 같은 화장품, 향수 등에 쓰인다. 또 주스·잼·차·아이스크림·과일샐러드·펀치 등에도 쓰인다. 잎과 줄기 등을 말려서 목욕재, 포푸리, 베갯속 등으로도 사용하며, 모기 등의 해충을 없애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Back]
Creative Commons License
2013/11/24 22:30 2013/11/24 22:30

top

About this post

이 글에는 아직 트랙백이 없고, 댓글 2개가 달려있고, , , , , , 태그가 달려있으며,
2013/11/24 22:30에 작성된 글입니다.


: [1] :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 [668] :

| 태그 Tag 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