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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꽃무릇 보러 가다.




표정도 없이 비껴섰던 투명한 고요  하얀 방안 가득 스며 들어오네
여름을 지낸 맑은 햇빛 조용한 평화  열린 몸안으로 스며 들어오네
내마음 속에 나비 한 마리 소리없는 날개짓 
보자기 속에 어제의 시간 매듭을 풀어주네
만나기 위해 이별하던 숱한 그리움  눈먼 가슴속에 설움뿐이었네
갖기 위해 기다리던 숱한 약속들  가난한 가슴속 구속뿐이었네
그대를 건너 돌아가리 최초의 길로  사랑하기 전에 기린 마음으로
다시는 바라볼 수 없는 눈부신 기쁨  홀로 꽃피우는 영원한 길이네
우리의 사랑 원으로 돌아 시작에서 멈추고  우리의 사랑 원으로 돌아 이끝에서 멈추니
그대가 있어 함께 하며 홀로 하여라  이젠 아픔없이 버릴 수 있는 나
죽은 뒤에도 물로 만나 홀로 하여라  이젠 아픔없이 보낼 수 있는 너

                                                             한영애 노래 '상사꽃'




문득 9월도 벌써 중순이 되었음을 느끼고는 고창으로 향했다.
오래 전 어느 때 선암사 입구 중턱에서 만난 빨간 꽃,
그 기억을 잊을 즈음에 한영애의 '상사꽃'을 듣으며 그때 그 꽃이 상사화일 것이라 생각했던 예전 어느 날이 떠오르고
이제는 여기저기서 축제를 벌이며 지천에 깔린, 그래서 조금은 덜 귀해진 그 놈을 보러 고창 선운사에 간다.

정읍을 지나 고창으로 돌아나가는 주천삼거리를 막 지나자 하늘과 구름이 "나, 가을이오!" 한다.




* 막간에 잠깐 상사화 얘기 조금!
   -  9월 이맘 때쯤 볼 수 있는 건 꽃무릇이고, 상사화는 8월 정도에 볼 수 있다.
   -  상사화는 봄에 잎이 나왔다가 초여름에 지고나면 늦여름에 꽃이 올라온다. 분홍, 노랑, 진노랑, 흰색 등의 꽃들이 있다.
   -  꽃무릇은 늦가을에 잎이 올라와서 월동을 한 후 봄에 지고 나면 추석 즈음에 꽃이 올라온다.
       진홍색 꽃만 있으며, 석산, 중무릇, 만수사화, 붉은 상사화, 고려 상사화, 조선 상사화 등이 꽃무릇을 두고 부르는 이름들이다. 
   -  상사화와 꽃무릇 모두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해 함께 있는 것을 보지 못하니 감상은 같다 하겠다.





아래는 꽃무릇 사진들,,, 스크롤 압박이 꽤 클듯!




















내친 김에, 서해 가까이 내려온 김에 해질녘 바다도 보고 가야지...
구름이 도와주지 않아 황홀한 노을은 못 되어도 어둑한 하늘 끝에 새빨간 해는 숲 속에서 저 혼자 빛 받은 꽃무릇 송이 같다.






이렇게 오늘이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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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4 20:39 2014/09/1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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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4 20:39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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