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트의 포켓카메라 agtae.com     

글 카테고리 Category 최근에 올린 글 RecentPost 최근에 달린 댓글 RecentCommant

오늘은... 문득 떠오른, 언젠가 나그네님(boing22)이 보내준...



언젠가 나그네님(boing22)이 보내준...
이외수의 글과 그림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







진실한 자는 아직도 눈물이 남아 있고,
눈물이 남아 있는 자에게는 고통을 굳게 껴안을
순수가 남아 있다.



***** 이외수의 사랑 만들기 / 시간채색(시화전) *****



1999.1(크레파스 : 14.8×21)


안개꽃은 싸락눈을 연상시킵니다.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어느날 해묵은 기억의 서랍을 떠나
이세상 어딘가에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됩니다.
아무리 방황해 보아도 겨울은 끝나지 않습니다.
불면 속에서 도시는 눈보라에 함몰하고
작별은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됩니다.
그러나 정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랑이 꽃으로 피어나게 된다면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아무래도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되지 않을까요.



(크레파스 : 14.6×21)


어디쯤 봄이
오고 있을까
잠결에도 내다보는 유리창 바깥
그대 홀로 먼 길을 떠나는 겨울이
아직도 깊어
걸음마다 백엽식물로 번성하는
성에의 수풀



(크레파스 : 12.6×13.7)


비록 절름거리며 어두운 세상을 걸어가고 있지만요.
허기진 영혼 천길 벼랑 끝에 이르러도
이제 절망 같은 건 하지 않아요.
겨우내 자신의 모습을 흔적없이 지워 버린 민들레도
한 모금의 햇빛으로 저토록 눈부신 꽃을 피우는데요.
제게로 오는 봄 또한 그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크레파스 : 14.8×21)


온 세상 푸르던 젊은 날에는
가난에 사랑도 박탈당하고
역마살로 한 세상 떠돌았지요.
걸음마다 그리운 이름들이 떠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눈시울이 젖었지요.
생각하면 부질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알 수 있지요.
그리운 이름들은 모두 구름 걸린
언덕에서 키 큰 미루나무로 살아갑니다.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그대 이름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



(크레파스 : 14.8 ×21)


이제는 마른 잎 한 장조차 보여 드리지 못합니다
버릴수록 아름다운 이치나 가르쳐 드릴까요
기러기떼 울음 지우고 떠나간 초겨울 서쪽 하늘
날마다 시린 뼈를 엮어서 그물이나 던집니다
보이시나요 얼음칼로 베어낸 부처님 눈썹 하나



(크레파스 : 21 ×14.8)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지나간 날들은 망실되고 사랑한 증거도 남지 않았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자폐증에 빠져 있는 겨울풍경 속으로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리면 시간이 깊어진다
인생은 겨울밤 얼음 밑으로 소리죽여 흐르는 강물이다



(종이에 수묵담채, 14.8×21)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막연하게 기다렸어요
서산머리 지는 해 바라보면
까닭없이 가슴만 미어졌어요
돌아보면 인생은 겨우 한나절
아침에 복사꽃 눈부시던 사랑도
저녁에 놀빛으로 저물어 간다고
어릴 때부터
예감이 먼저 와서 가르쳐 주었어요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 수채화 *****



춘천풍경(2000.9)



가슴앓이2(2000.9)



***** 전시회 작품(신세계 갤러리) *****



















***** 모던 *****





멀수록 깊어지는 그리움





그대를 잃어 버리고
길도 잃어 버렸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2/07/23 02:35 2002/07/23 02:35

top

About this post

이 글에는 아직 트랙백이 없고, 아직 댓글이 없고, , , , 태그가 달려있으며,
2002/07/23 02:35에 작성된 글입니다.


: [1] : ... [31] : [32] : [33] : [34] : [35] : [36] : [37] : [38] : [39] : ... [60] :

| 태그 Tag 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