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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어느 주말에.



전주-남원간 국도를 달릴 때면 내 차가 덤프트럭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앞차 뒤꽁무니를 살짝 밀어주게...
죽어라고 1차로를 고집하는 아카디아, 추월차로와 주행차로를 정석대로 들락거리는 BMW와 비교된다.
지난 주말에 출석고사를 보러 전주 나가던 길... 예외없이 그날에도 1차로에 붙박이한 놈들이 있었는디...
[강 앞에 약하고 약 앞에 강한, 고급함에 기죽고 저급은 무시하는... 비열함]
자기 오른쪽 주행차로로 뒷차들이 차례로 몽땅 다 빠져나갈 때까지도 아무 생각이 없는 놈들, 또는 년들.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왜 1차로를 고집하는 것일까... 깜박이가 없냐...핸들이 안도냐...

전주공고 전기과 2-1반 교실에서 원격연수 출석고사를 봤다.
그 교실은 칠판에 분필 대신 화이트마카를 쓰고 있었다.
직업은 못속인다고.. 화이트마카를 보며 침을 질질거리는 나.
포토샵 시험이니까는 당연히 다 맞췄을 것 같지만... 한 문제 틀렸다, 틀리는 게 당연했다...
왜냐면.. 문제가..[엠보싱문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알파채널이 몇개가 필요한가?]였으니...
엠보싱 문자야.. 뭐 만드는 놈 맘대로 채널을 쓸 것인데.. 위와 같은 문제가 출제될 수 있었던 건
교재(연수)에 엠보싱문자 만들기가 있었고 그 과정 중에 쓰였던 채널 수를 묻는 것이었다..
책도 보지 않고 시험을 봤으니 당연히 틀릴 밖에. 찍어서 2개라 했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3개였다.

화장실에 갔다.
찌른내가 진동하기는 학교라면 공통사항일 듯.
중학교 남학생용 소변기의 키가 낮아 아이들이 대변실에서 소변을 보는 것이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오줌은 싸야되겠고 꼬추를 뵈이기는 싫고... 해서 그 멀고 넓은 대변기에 소변을 보니
사방으로 튄 오줌 덕에 찌른내가 가실 수 없는 거다.
중학교도 사정이 그러한데.. 명색이 고등학교인 공고의 소변기가 중학교의 그것과 똑같았다.
소변기 머리가 허리띠 보다 더 낮으니 누가 소변기에다 오줌을 눌 수 있을까..
소변기를 설치하던 놈들이나 그걸 쳐다보던 놈들... 어떤 생각이었을까...
아니.. 키가 다 들 (?)만했을랑가? 그래서 그 정도의 소변기라면 딱이라고 생각했을지도..

하여튼.. 화장실을 빠져 나올 때가 토요일 오후 4시 40분쯤.
아직도 하교를 하지 않은 애들이 많았다. 그 중 몇명은 3CCD 캠을 들고 나간다.
CA였을까.. 동아리였을까.. 인월도 아이들과 할 것이 참 많은데.. ... 한숨만 나온다.
전교생 찢어넣기 CA와 전교생 찢어넣기 특기적성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으랴.
게다가 전공교과목이 미술이라는 이유로 죽기살기로 미술반을 운영해야하는 처지임에 더더욱.
학교편집반, 영상편집반, 홈페이지운영반, 방송반, 연극반... 우째 애들과 함께 하고싶은 활동에 '미술'은 쏙 빠지는 걸까..
나는, 전생에는 '미술교사'가 아니었는게벼. 아니면 '미술'하고 웬수 졌던가...

우연일까... 이 날, 고도원의 아침편지엔 헬렌켈러와 설리반 이야기가 올라있었다.
가능성을 찾아내어 일깨워 주는 것, 그것에 평생을 투자하는 것.. 스승이란 그런 것이라고.

늦은 밤 [독립영화관]에서 '산사의 만우절'을 하고 있다. 동자승의 종교적/탈종교적 갈등을 만우절로 풀어내며 어른얘기를 한다.
이어서 이효원과 김영진이 영화 '이소룡을 찾아라'를 찢어발기고 있다.
- 좋은 쏘스(크라잉넛의 화끈한 놀이)에 감독의 지적 컨셉을 억지로 끼워넣고 있다.
- 차라리 감독의 감각이 지시하는 자연스런 주제에만 천착했더라면...
- 영화문법을 알고 안지키는지, 몰라서 무시하는 것인지...
그 다음에 단편 한 편을 더 봤다. '사돈'... '산사의 만우절' 못지 않게 여운이 길게 남는다.
그러면서.. 내 생각을 한다. 아니, 그들 얘기가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나야말로 '좋은 쏘스'를 그대로 살리지 못한 채, 작가의 '지적컨셉'을 넣는답시고 작업을 망치고 있지는 않은지.

오늘은 일요일.. 방금 '아멜리(amelie)'가 끝났다.
'중경삼림'같은 .. 그런 느낌의 영화. '아멜리'는 단 1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어떤 내용이냐면... 내용을 다 적을 순 없고.. 그냥.. 이런.. 영화.
다 보고나서 화장실에 가면, 20년이 다 된 주공아파트의 낡은 화장실이 환하게 밝아보이고 타일이 무지 깨끗하게 보이며,
이 한밤 중에 지금부터라도 밀린 청소와 설거지를 막 해버리고 싶게 만드는 영화.
생기를 확확 가져다 주는 소녀적 멜로 환타지 계몽 스피디한 동화.. 같은 영화. 주연이 '오드리 토투'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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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2 04:15 2003/05/12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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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2 04:15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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