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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메디.. 그리고 왼손 긴 손톱.





현대아파트 뒤로 해 지는가 싶더니
벌써 25시로 넘어간다.

베란다 간유리에 배인 다이아몬드꼴 네온빛이 오색으로 빙빙 돈다.. 건너편 터미널 앞 어디
찬란한 술집들 이 밤도 한창인 갑다.
드디어 긴긴 여름밤의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나 보다.
반백년도 안되는 삶 동안 그 언제에는 가을밤이 그리 길더니
이제는 낮같이 잠 안오는 여름의 긴 밤이 그 가을처럼 부담스러울 듯.
이르게 불 내린 남원의 귀퉁이에서 간간이 밝혀진 '수퍼'의 사람소리들
벌써부터 들려오고 나는 또 유령처럼 그들 곁을 겉돌다가 불면에 쓸려 아침을 보겠지..



오라메디..
내 손가락 깨물어 보고 나서야 깨물린 손가락의 아림을 알듯
입안에 너댓군데 헐어 모래알 같은 밥을 따끔하게 넘기면서 할머니를 그린다.
할머니.. 100수를 넘어 말년에 듬성듬성 남은 앞니가 서로 입안 살을 깨물어
온통 헐은 자국 투성이로 겨우 끼니를 넘기던 할머니는
보다 못해 갖다드린 '오라메디'로 입안에 범벅을 한 채로 지냈었다.
오죽했을까... 느끼한 연고로 입안에 범벅을 하기까지는...
겨우 너댓군데, 겨우 일주일만에도 견디기가 이렇게 힘이 드는데.


마우스가 왼편으로 간 까닭은..
마우스가 그리로 간지도 벌써.. 열흘이 넘어간다...
손에 익을 대로 익어 마치 첨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 같기도.
이제는 먹는 거 씻는 거.. 컴퓨팅까지.. 그런대로 제법이다.
밥기계, 청소기계, 세탁기계 등등이 따로 다 있으니 내 몫은 기계가 없는 부문인데,
젓가락질, 설거지, 머리세탁, 탈의, 운전, 샤워, 클릭.. 요런 것들이 제법이란 뜻이다.
그런데,
그놈의 항생제주사는 꼭 엉덩이에 맞아야 한다니..
못씻는 핑계로 간호사한테 거무잡잡한 궁뎅이를 보이는 것도 한두번이지.. 내참 미안해서..
불편을 무릅쓰고라도 엉덩이 때를 안벗길 수 없는 형편이어서
내 긴 왼팔을 허리 뒤로 한바퀴 돌려 어거지쓰며 박박 문댔다.
꾀벗고 들어간 욕실에서 한손 치켜들고 엉덩이만 문대보기는 처음이다.

... 라켓 새로 바꾼 '테니스'는 어쩔까나..
.. 담주에는 칠 수 있으려나..
.. 왼손의 귀신잡게 생긴 손톱은 언제나 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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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29 10:35 2003/05/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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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29 10:35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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