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트의 포켓카메라 agtae.com     

글 카테고리 Category 최근에 올린 글 RecentPost 최근에 달린 댓글 RecentCommant

모처럼 흰눈 앞에 서다...



그래..
이럴 줄 알았다...
12월, 1월에 그렇게도 오지 않던 눈이 2월이면 쏟아질 줄 알았다.
그때 12월엔 '눈이 좀 늦나보다...'
1월엔 '기상이 하수상하니.. 이러다 흰겨울이 영영 사라지려나...'
'그래서 우리도 난방비 냉방비 중 하나라도 좀 면할 수 있으려나..' 그랬다.
그랬어도 심중의 대세는 ..
'이러다가 2월에 끝도없이 쏟아지겠지.. 2월에 얼마나 오려고 이리 안오나..'.

드라마에서 소설에서 노인양반이 손주에게 추억을 남일처럼 들려주며 눈감듯
눈장난이네 은빛세상이네 하던 일들이 아련하다.
비니루비료부대를 깔고 논두렁미끄럼 타다가 깨진 소주병에 엉덩이 베이고는 끈적거리던 따뜻함의 섬뜩함
함박눈발이 거꾸로 치솟던 격포의 시커먼 겨울바다... 대낮인데도 대낮이어서 시커먼 격포 앞바다
그것은 기억되는 40여 년 동안의 몇안되는 시각적 충격 중 하나다.
그러던 것들이 운전면허를 따고 체인을 사면서 죄다 사라지고
단지 걱정스러움만 남았는데.. 그런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엔 새삼 베란다 창을 열고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지금은 걱정스러움도 없다. 오후에 전주에 나갈 일이 있음에도 눈이 별로 장애가 될 것 같지 않다.
아니, 장애가 되겠지만 그게 그렇게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은 거다.

무심..
설레임과 걱정스러움을 차례로 한바퀴 돌아 이제는 무심을 흰눈에 갖다 댄다.
별로 긍정하고 싶진 않지만 ... 늙어가는 거다...

창밖 아래 잊고 있었던 '눈사람'이 서 있다. 꽤 이른 시간인데... 어느 놈이 만들었을까...


아침 나절을 떠올리며 몇줄 적는 중에 김기덕의 자발맞은 FM이 흐른다.
'대한민국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팝송 어쩌고 저쩌고...'
흘려들으면서 문득 느낀 건데... 좀 달라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여차여차 해서 결국 1, 2위는 Yesterday와 Bridge of trabled water 아니었던가..
이번엔 2위가 Hotel California, 1위는 Let it be 란다. 6만 여명이 넘게 투표했다는데..
멜로디 뿐 아니라 연주와 가사의 비중이 귀에 들어차는 갑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4/02/07 12:13 2004/02/07 12:13

top

About this post

이 글에는 아직 트랙백이 없고, 댓글 14개가 달려있고, , 태그가 달려있으며,
2004/02/07 12:13에 작성된 글입니다.


: [1] : ... [324] : [325] : [326] : [327] : [328] : [329] : [330] : [331] : [332] : ... [668] :

| 태그 Tag 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