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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t, 그동안 뭘하며 놀았을까...



그동안.. 꽤 많은 날들이 지났군...
6월부터 슬슬 뜸해진 것이 7월엔 한 번, 8월엔.. 아예 없다.



어디보자... 뭘 하며 지냈나...

97년이던가.. 처음으로 샀던 휴대전화, 시커먼 무전기 같은, 그러나 모토롤라 보다는 아담했던 사이언.
사이언이 바지주머니에 부담스러워질 때쯤 목에 걸린 스카이광고가 나오고 그 스카이와 꼭 닮은 애니콜로 바꾸고는
지난달까지 잘써왔는데.. 단음에 모노크롬에 접촉불량 버튼에 등등등 핑계가 불거지다가
결정적으로, 열심히 입력한 문자가 전화걸려 오면 다 날아가 버리는 못마땅함,
그리고 번호를 찾아놓고 메뉴버튼을 눌러봐도 '문자전송'메뉴가 없다는 점...
해서... MP3P에 200만화소디카가 되는 신형으로 바꿨다.
아...!
이 얼마나 꿈꿔오던 phon인가... MP3P에 200만화소디카에 동영상에 휴대전화까지
숄더백에 늘 함께 쟁여가지고 다니던 네 가지 장비(?)를 호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하나로 정리할 수 있다니.
잽싸게 미니 MMC 256M까지 사버렸다.. 전화기에 내장된 64M로는 양에 안찰 거 뻔하니까..

지금 쓰는 전화는 그 전화가 아니다. 물론 아래에 보이는 사진들도 그 전화기의 것이 아니다.
PC로 출력해 본 200만디카폰 화질의 배신. "그려, 결국 그런거지... 지가 70만원이면 뭣혀..."
신나던 이틀을 뒤로 하고 반품했다... 세상 좋아져서 별 군소리 없이 반품됐고 다시 고른 전화기가
즉 아래 사진들의 주인이다... 64폴리에 30만화소.. MP3P는 아니지만, 뭐.. 반값이니까..

지금부터는 그 주인공을 가지고 놀았던 지난 한달 여의 기록들.

우선, 당연하게도, 관사의 내방. 그리고.. 한여름 E마트 도서코너의 어린 여시들.



학교 앞산.. 설명을 곁들이자면, 지리산 서북쪽 끝자락인 덕두봉.
그리고 지난 여름과 요즈음의 나날을 버티게 해주는 '배드민턴'과 '테니스'



칼 퇴근(그래봤자 학교울타리안이지만) 뒤 강당 배드민턴 또는 야간 테니스장, 그리고 고교 야자 후 출출해지면 '가시오가피'주 한 병.
지난 여름부터 이상한 바람이 불어서 한병을 마셔도 댓병을 마셔도 '가시오가피'... 메이커별 '가시오가피' 맛을 구분할 정도다.
혼자 앉아 잔을 채우노라니 여럿이 왔을 땐 보이지 않던 천정이 벼랑빡이 다 보인다.
아무리 취기가 올라도 역시, 달력의 합성여인네 보다는 미색잔에 붉은 술의 조명발이 더 낫다.




직장 동료 형의 환자복 차림도, 시골집의 조심성 많은 오골계도,
빗속에서 거나하게 취한 새벽 남원의 요천도, 대명휴게소 화장실의 애교스런 낙서까지
일반디카보다 흐리지만 더 밀착된 이미지.



"나팔꽃처럼 슬픈 사랑아, 속절없는 사랑아~"
꽃말: 허무한 사랑

전보다 더 많은 걸 본다.
올봄 누군가 일부러 키운 나팔꽃, 그것이 새벽에 피어 낮이 되면 진다는 것.
푸른보라가 시들면서 붉은 연보라빛이 된다는 것.




그리고 꽃백일홍이 여러 종류가 아니라 바깥쪽 꽃잎부터 안쪽으로 차례로 열려 나중엔 2층 3층으로 보인다는 것.



모처럼 인월을 벗어난 지난주, 금마교육연수원 화장실의 두칸짜리 남성대변실에 앉아 응가하던 중,
나중에 나머지칸에 들어온 이가 풍기는 소리며 냄새를 좇아 오감이 발동되는, 그 밀도있는 긴장감.





10대들 보다 훨씬 때늦은 칼라카메라폰으로 상당한 기간을 오락하며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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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3 12:51 2004/09/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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