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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대 잡은 무뇌충



상당히 최근까지는, 그러니까.. 대략.. 한.. 4월쯤까지는
디카를 주머니에 지니고 다니면서 거의 '닥치는대로'의 수준으로 찍어대고,
술 한잔에 혹은 잠안자고 버티는 새벽에 또는 몸만 분주할 때.. 등에
떠오르는 잡념들을 수시로 뇌까려 댔다.

소크라패쓰가 말했지..
"자네도 마흔을 넘겨봐봐, 하루하루가 달라.."
"그게 청춘의 갱년기야...
그때를 잘넘기고 극복하면 인간이고,
그대로 무너지면... ... 인간이지... "

배드민턴 하이클리어가 짧아지고 상대의 스매쉬 콕을 자주 놓치고
헤어핀이 자꾸 걸리면.. 아마도 그건.. 그.. 청춘의 갱년기일거다.
그래서일까..

무뇌충이 돼가는 듯한 이 씁쓸함.
몸 안의 무엇인가가 점점 새어나가고 그 빈자리는
다시 고쳐 쓰지 못할, 떼내어도 시원찮은 발바닥 각질 같은..
말라비틀어진 부스러기로 점점 내 속을 대체해가는
뻔히 눈뜨고 당하는, 애당초 자초한 강도질.
혹시나.. 글 몇줄 엮어볼까 하여
틈틈이 메모도 해보지만... 고스란히 파묻은 채 또 날이 바뀌고
날이 바뀌니 취중연애편지 같은 유치한 어제.
그래서 요즘
홈페이지에 새것이 없다.
그냥
똑같은 모양새임에도 얇은 잎에 희멀건한 메꽃은 쳐다도 안보더니
야무진 잎에 남보라빛 나팔꽃은 보다보다 마침내 씨를 받게되는...

그래도.. 무뇌충이어도.. '다행'인 것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이전의 '꺼리'들에 강박되지 않는 다는 것.
뭔가를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편한 것인지를 알게 되는 것.
항상 처음처럼 시작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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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4 13:26 2004/10/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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