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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실바람에도 날리는 마른 잎을 꼬나 보았다.





낙엽에 대한 고정관념을 적당히 만족시키는
구멍이 서너 개씩 뚫린 채 사루비아 보다 조금 덜한 붉은 빛으로
떨어지는 벚나무 잎이
먼저 떨어져 엷은 갈색으로 쭈글리며 말려진
한무더기 잎들 위에 날려 앉으니
어제 그제 시간을 두고 바래가는 그 색들이 그 모양들이
발 아래 넓은 그라데이션을 만든다.

싸라락 땅바닥에 끄시며 날리는 소리는
바싹 마른 색 바랜 놈들의 것.

그 곁에, 햇살이 길게 누워 길어진 그림자로
싸라락 소리내던 바람결에 흔들리며
어지러운 음영을 만드는 꽃백일홍은
아랫도리는 이미 서리 맞은 듯 말라비틀어지는데도
꽃만은 당당하고 야무지게 달고있다.
직광에 노출된 이런저런 잡풀들의 눈부시게 극단적인
음영에 겹쳐졌음에도 단번에 눈길을 끄는
선홍빛 백일홍 꽃 하나,
저것이 한 겹 한 겹 꽃잎을 올려 다알리아처럼 되려면,
하나 둘 셋 넷.. 최소한
코스모스 여섯 송이의 일생 만큼 피어있겠다.
그래서 백일홍일테지...

내 속의 감정들이 승화된 후에야
내 표출도 제어할 수 있고 남의 표현도 경청하게 되련만
아직은 때때로 그러지 못할 일이 생기곤 한다.
결국엔 돌아서서
혼자서 이렇게 낙엽을 찾아오고 말았지 않은가..

자중자애自重自愛
데스크탑에 써놓았던 문구가 무색한 날이다.

잠시 바람을 쐬며 한 템포 늦춤이
이렇게 여유롭건만.

강당 바닥에 페인트칠을 새로 한 뒤 열흘 남지기
드디어 라인칠까지 마쳤으니 낼 부터는
배드민턴을 칠 수 있겠다.
아마추어 넷이서 그은 라인의 자유분방함을 느끼며
땀 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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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7 21:41 2004/10/2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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