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다... 긴 비가 내린다.
내가 비를 좋아했던가...
비가 내리는데, 그 좋아하는 비가 온종일 내리는데
감히 마음 제까짓 것이 제맘대로 가라앉는다.
TV드라마 앞에서 모로 팔을 깔고
돌아누운 눈시울이 붉어져
뜨겁게 내려앉아 슬며시
팔베개를 적신다.
떠난다.
하나 둘.. 모두 제갈길을 가는구나...
언제까지나 곁에 있을 줄 알았던 것은 아니었으나,
제갈길 떠나는 모습이 대견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진정 행복한 터인데,
가는 게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떠나는.. 하나 둘.. 멀어져 가는 ...
그래서 남은 것이 아니라 남겨진 것 같은
쓸쓸함.
외로움인가...
가자.. 길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