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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가을은 어디로 오는가...



내 그럴 줄 알았다.
이런 날 올 줄 알았다.
왼손 약지 끝에,
피다...
아주 사소한 살점을 뜯겼다.

당신의 가을은 어디로 오는가..

대중탕.. 목욕의자에 앉아
옹색한 자세로 뒤꿈치 각질을 밀면서
'그저 자각한 노인네의 목욕탕 소일거리려니' 했던
철없는 옛생각을 떠올린다.
언젠가 그때, 그 노인이 발바닥 문대던 날,
나도 그러려나... 무심히 흘려 보았다. 아니,
난, 무시로 하는 샤워 덕에, 그러진 않을 줄 알았다.
그랬는데 이렇게
온몸 밀던 지극정성으로 온몸 백분의 일도 안되는
발바닥을 문대고 있다.




당신의 가을은 어디로 오는가..
당신의 가을은 어디에 있는가...

한때는
한 점 얼룩 없이 눈부신 푸른 하늘이 가을인 줄 알았다.
그 연하던 새순이 갈빛으로 바래기 직전
황금빛 찬란한 논 들을 일렁이는 바람이 가을로 보였다.
어느때는
오후 한때 내눈 만큼 낮아져 마주뵈던 햇살의
눈부신 역광을 업고 빛나는 선홍빛 단풍잎이
가을인 줄 알았다.




당신의 가을은 어디로 오는가.
당신의 가을은 어디에 있는가..
당신의 가을은 달콤한가...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바른 자세에 바른 감각이 깃든다 했던가..
옹색한 '폼'으로 발바닥을 민다, 북 -
뒤꿈치를 잡고 있던 왼손가락도 함께 밀었다.
젖은 몸, 젖은 손, 젖은 손가락,
피가 붉게 번진다. 잘도 번진다..

당신의 가을은 어디에 있는가
당신의 가을은 아직도 높고 푸른가..
당신의 가을은 아직도 눈부시게 붉은가...

혹..
가을이 무엇으로 오던 간에 그것은
쓸쓸한 세월의 한 켜가 덧씌워짐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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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6 00:59 2006/09/26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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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6 00:59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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