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감히 세월이라 해도 될른지.
수능 마친 졸업생으로부터 사진 하나 날아왔다.
집안에 학생을 둔 가족이라면 다 아다시피
올 고3은 그리 기쁠 일이 더 없겠다.
여러 가지로 힘들어 하는 중에 만나고 싶다고...
그런데 어색하기도 할 것 같다고... 그렇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안보고 지나간 시간이 어디 하루 이틀인가...
그 사이, 지난 3년... 당연히 얼굴은 어른스러워졌다.
사실, 몇년씩 띄었다가 졸업생을 만나면 어색한 건 오히려 내쪽이다,
한창 커나갈 나이에 "몇년"이란 참으로 긴 세월일 수 있으니.
근데 난 그때나 지금이나 뭐 별로... 물론 내 생각이지만.
그러나 예전 언젠가 3년을 함께 했다는 추억은 절대 하찮은 게 아니어서
다시 보는 날, 서로는 충분히 자연스러워 지곤 한다.
그가 자랐음을 내가 알고, 또 스스로 자랐음을 내게 보일 때
서로는 하루도 빼지 않고 붙어있던 것처럼 편할 수 있는 거다.
"동욱아, 힘 내라! 그리고 네 말마따나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 보자꾸나."
"이제는 우리들 쏘주 한 잔 서로 권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