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뀜에 유난히 민감하고
사실상 모든 것이 해마다 새로 시작된다 할 만큼
겨울과 봄 사이에 만감이 모두 추스려져야 하는 곳, 학교다.
내게는 아직 한 해가 남았음에도 올 겨울은 인월에서
결별의 취기가 살짝 어린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물, 그 뒤 바닥에서 덕두봉까지 치솟는
카메라 zooming 같은 뒷산이며, 지날 때마다 눈독 들이던 바래봉 능선.
그것들을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은 아쉬움이 슬슬... ,
더구나 이렇게 하얀 눈세상은 어쩌면 정말로 마지막일지도 모르지.. .
2층 교무실에서 내려다 보는 운동장과 그 위로 마주 뵈는 덕두봉,
주머니에 넣은 손이 카메라를 찾았다.. 나가자..!
사진은 모두 교정에서부터 오백미터 안쪽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