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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또는 방식



"계셨네?! "

대중탕 화장실에 꾀벗고 들어앉아 나름의 힘을 쓰던 중
문이 왈칵 열리더니 똑같이 홀라당 꾀벗은 꼬마놈 하나
안에 있는 내게 멋적어 웃으며 하는 말이다.

대중탕 안이라 피차 홀라당이니 맨몸에 놀랄 건 없으나
순간 놀라웠다... "계셨네.."란다, 그 꼬마놈이. 애고 이런 귀여운 놈 같으니라고..
한 사람 밖에 들어가지 못하는 화장실 문을 노크없이 다짜고짜 열어 젖힌
상당히 당혹스런 그 짧은 순간에 '있네~'가 아니라 '계셨네~'가 튀어 나온다.
평소 습관이 되어 있지 않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말이다.
직업이 직업인 만큼 볼일을 끝낼 때까지도 생각이 꼬리를 문다.
무의식중 순간에 튀어 나오는 말 한마디에 얼마나 다양한 상황이 만들어지는가.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
저렇게 티없고 귀여운 범절을 몸에 새긴 꼬마들을 받아다가
그저 시커멓고 무거운 중, 고생을 만들어 내보내는 건 아닌지..


점심 때 들른 칼국수집에서는 그집 아줌마 둘의 암것도 아닌 얘기가 꽤 길게 갔다.

'언니 우리 그거, 귀걸이, 다 매진됐대'
- 그럼 우리 골라 논 거는 끝난거야?
'아니 신협에서 고런 거 주문 받는 대서 해놨어'
- 그럼 우리꺼 된 거야?
'아니~ 아니 신협에 그런 거로 해놨다니까..'

아마도 먼저 골랐던 것은 아니고 그와 비슷한 것을 주문해 놓은 모양이다.


관사에 돌아와 있자니 무지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기를 거쳐 흘리는 소리만으로도 힘을 주는 선수가 있다.
활기찬 표정이 눈에 보일 듯한 화법,
후배의 전화 한 통화에 기분이 확, 힘이 솟는다.
아마 그는 내게 뿜어준 이상의 힘을 다시 키우며 통화를 끝냈을 거다.


모처럼 빙그레 혼자 웃음질 일 여럿 되는 날이다.

대중목욕탕...하니 생각나는 거시기.
홈페이지 스타일을 블로그형으로 바꾼 뒤 평소 없던 버릇이 생겼는데,
뭐, 버릇이랄 것 까진 없지만, 어쨌거나 종종 반복하는 일이 생겼고, 그건
내 블로그 리퍼러 기록을 보는 것.
오늘도 리퍼러 기록을 죽 훑어봤다...
주로 포털 등의 검색을 통해 들어오는데 가장 최근 리퍼러를 보니...
야후에서 "거시기 사진"이란 말로 검색하여 들어온 것.ㅎㅎ
올린 글 중 어디에 '거시기'가 들어박혀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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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5 03:43 2007/02/25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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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5 03:43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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