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과 자주, 또는 빨강과 청록, 분홍과 옥색...
물감을 직접 섞으면 튀튀한 무채색이 되고 마는 색 조합. 소위 '보색'이다.
가장 화려할 수 있으며 동시에 가장 칙칙할 수도 있는 이들 색의 조합은, 직접 섞어 만든 것이 아닌 또 하나의 중간색을 사이에 배색하여 원만하게 하거나 두 색의 속성차를 이용하여 그럴듯한 배색이 되도록 하기 마련인데, 적절한 명도의 무채색을 활용하는 것이 그중 수월한 방법일 수 있다.
때로는, 그것들이 무광의 고급스러운 질감을 가질 때에는 연회색이 이어주는 배색이 그토록 고울 수가 없다.
나는 연꽃 봉오리, 특히 홍련의 봉오리에서 그것을 본다.
절묘한 질감과 절묘한 색감, 절묘한 채도, 구성진 얽힘까지.. 봉오리에는 만개하여 향긋한 꽃과는 또 다른 유혹이 있다.
[ 무광 자줏빛 녹색의 고급스러움 ]
[ 오히려 발개진 색이 헤퍼 보인다 ]
[ 절묘하지 않은가... 이 봉오리의 꽃잎과 꽃받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