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봉 학생교육원에 들를 일이 생긴 참에
인월에도 다녀왔다.
가랑비에 젖어 색 짙어진 인월 솔밭과 함양 상림 연못,
비 오는 날이 싫은 사람들은 어쩔까나, 오늘 같이 멋진 날을 !
6월 하순, 아직은 상림 연못 그 키가 낮다.
조만간 7월이 오고 볕이 더욱 깊어지면 내 키 덮는 연잎들 무성하겠지.
상림 돌아 백전으로 나오는 길목,
상림 뒤편에 호젓한 저수지가, 그리고 그 안에 감싸인 오붓한 마을이 있다.
그 마을로부터 아영까지 구릉의 기슭마다 온통 밤꽃 천지다.
비에 덮어진 밤꽃 향긋비릿한 냄새를 코 대신 눈으로 맡는다.
맑은 날 같았으면, 진짜로 처녀들은 가까이 가지 못할 밤꽃 천지...
인월, 학교 뒤켠 솔밭도 여전했다.
모처럼, 정말 오랜만에 길골풀 꽃도 보고 두루미천남성 가득 찬 그늘 언덕도 보고 산초잎 향도 맡고...
그리고 .. 진딧물도 보고..(진딧물의 그 다양한 색은 종류도 종류겠지만, 어쩌면 그것들이 먹는 음식(?) 따라 색이 나는 건지도 모른다.)
개망초가 청초해 보일 때가 다 있군
서야 할 놈이 바람에 누웠다. 멋진 꽃을 보기엔 날이 좀 빠른가 보다.
작지만 정말 영롱한 꽃을 내는 길골풀. 우산이 없네... 더 찍을 수가 없군 !
흔하게 떼지어 흰무리 이루던 개망초가 띄엄띄엄 서 있으니 느낌 참 "우수"스럽다.
고추나물도 까치수영도 슬슬 꽃대를 준비하겠지.
이상하지... 인월에 살면서는 산해박 핀 걸 못봤는데.. 우연히 때가 맞다니!